병원에서 수속 확인을 하느라고 시간이 걸렸는데 시신은 카이로를 거쳐 한국으로 운송하
병원에서 수속 확인을 하느라고 시간이 걸렸는데 시신은 카이로를 거쳐 한국으로 운송하기로 결정됐다 그러나 비행기편은 이쪽에서 직접 처리해야만 했다 호텔 방으로 돌아온 정기훈은 한국에 계신 삼촌에게 연락을 했다 놀란 삼촌이 전화기에 대고 울며 소리를 쳤지만 이미 끝난 일이다 삼촌은 비행기편과 수속을 맡아 처리하고 인천공항에서 기다리기로 했다 그러자 한국 대사관에서 연락이 왔고 룩소르에 거주하고 있다는 한국 교민한테서도 도와드릴 일이 없느냐고 위로 전화가 왔다 그날 저녁 9시경 대충 일을 마친 정기훈은 바로 옆방인 오민지의 방문 벨을 눌렀다 그러자 오민지는 금방 문을 열었는데 아직도 눈은 빨갛게 충혈되었지만 눈빛은 또렷했다 내 방으로 가자 정기훈이 낮으나 부드럽게 말했다 가서 같이 밥 시켜 먹자 오민지가 시선만 주고 있었으므로 정기훈은 저도 모르게 긴 숨을 뱉었다 민지야 이제 그러지 마 우리 같이 움직여야 돼 어머니도 그걸 바라실거다 그때 오민지가 문을 닫아 버렸으므로 정기훈은 바로 코 앞을 가로막은 문짝을 노려 보았다 이놈의 기집애 정기훈은 버럭 소리쳤다 돌아가신 네 엄마의 영혼이 널 내려다 보시면서 가슴을 치실거다 이 기집애야 빈 복도에 정기훈의 목소리가 울렸다 생전에도 편하게 해드리지 못한 기집애가 돌아가시고 나서도 속을 끓여 드리는 구나 그리고는 정기훈이 발길로 문짝을 한번 걷어차고 돌아섰다 그날밤 정기훈은 선반에 놓여있던 양주 한병을 다 마시고 나서 맥주까지 꺼내 마셨다 밤이 깊어지면서 전화도 뚝 끊겼고 주위는 조용해졌다 TV에서는 헬기 사건 현장의 그림을 비춰 주었는데 아랍어여서 알아 듣지는 못했지만 내용은 짐작할 수 있었다 TV에 비친 아버지와 오민지 어머니의 얼굴은 여권 사진을 찍은 것이어서 다른 사람 같았다정기훈이 빈 맥주캔을 손으로 우그려 방 구석에 놓인 휴지통에 던져 넣었을 때였다 방문의 벨이 울렸다 놀라 머리를 든 정기훈이 먼저 침대 옆 탁자에 부착된 디지털 시계를 보았다 밤 12시10분이다 다시 벨이 울렸고 자리에서 일어선 정기훈이 문을 열었다 문 앞에는 오민지가 서 있었다 정기훈의 시선을 받은 오민지가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나 여기 있으려고 그리고는 오민지가 방안으로 들어섰다 [오민지 코드] l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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